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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다산 정약용이 사랑했던 세검정과 근처 맛집 송스키친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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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스키친 대표 메뉴, 보름달파스타

 

친구 만나러 세검정에 갔다. 이번이 두 번째이다. 홍제천 옆에 덩그러니 놓여 있어 뭔가 싶겠지만 예전에 문인들이, 특히 다산 정약용 선생이 사랑했던 정자이다. 지금의 세검정은 20세기 중반에 화재로 타버린 것을 겸재 정선의 세검정도를 보고 복원 것이라 한다.(사진은 아래 참고)

세검정 명칭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으나, 세검정 옆에 쓰여진 내용을 보면 인조반정  이귀, 김류 등의 반정인사들이 모여 광해군의 폐위를 논하고, 칼을 갈아 씻었던 자리라 하여 세검정(亭, 검을 씻은 정자)이라 지어졌다고 한다.

아래 겸재 정선의 <세검정도>를 통해서도 볼 수 있지만 과거엔 산을 등지고 천을 앞에 둔 경치 좋은 곳이었다. 그래서 다산 정약용 선생도 비 오는 날 세검정을 가는 걸 그렇게 좋아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유세검정기>라는 글까지 쓰셨다. 


신해년(정조 15년) 여름날, 나는 한혜보를 비롯한 여러 사람과 남부 명례방(明禮坊, 도성 구역 명칭)에 모였다. 술이 여러 잔 돌고 나자 후덥지근한 열기가 확 올라오면서 먹구름이 잔뜩 끼고 천둥소리가 은은하게 울렸다. 이 광경을 보고 나는 벌떡 일어나 "소나기가 내릴 징조네. 함께 세검정에 가 보지 않겠나? 만약 가지 않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한꺼번에 벌주(罰酒) 열 병을 주겠네."라고 말했다. 그러자 모두 "이를 말인가!" 하면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이루 말할 수 없이 좋구나

마부를 재촉해 창의문을 나서자, 빗방울이 하나 둘 떨어지는데 주먹만큼 컸다. 더욱 힘껏 말을 달려 세검정 아래에 당도하니, 수문(水門) 좌우의 계곡에서는 고래 한 쌍이 물을 뿜어내듯 이미 물줄기가 솟구쳐 오르고 있었다. 우리 일행의 옷소매 역시 빗방울에 얼룩졌다.

세검정에 올라 자리를 펴고 앉았는데, 난간 앞 수목은 이미 미친 듯 흔들리고 한기가 뼈 속을 파고들었다. 이때 비바람이 크게 일더니 산골짜기 물이 갑자기 쏟아져 내려 눈 깜짝할 사이에 계곡은 메워지고, 요란하게 물 부딪치는 소리가 났다. 모래가 흘러내리고 돌이 굴러 물 속에 마구 쏟아져 내리면서, 사납게 굽이치는 물살이 세검정 주춧돌을 할퀴고 지나갔다. 그 물살의 기세가 웅장하고 소리가 맹렬해 정자의 서까래와 난간이 진동하자, 모두 오들오들 떨며 불안해했다.

내가 "어떠하냐?"고 묻자, 모두들 "이루 말할 수 없이 좋구나!"라고 대답했다. 술과 안주를 가져와 익살 섞인 농담을 주고받으며 즐겁게 놀았다. 시간이 지나자 소낙비도 그치고 구름도 걷히면서 계곡물 역시 점차 잔잔해졌다. 저녁나절이 되자 지는 해가 나무에 걸려서 붉으락푸르락 천만 가지 형상을 띠었다. 서로 팔을 베고 누워서 시를 읊조렸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비오는 날 세검정 풍경 - 유세검정기(游洗劍亭記) 중 일부 - 세검정에서 노닐던 기 (조선 지식인의 아름다운 문장, 2007. 6. 1., 고전연구회 사암, 한정주, 엄윤숙)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384819&cid=42004&categoryId=42004

겸재 정선 <세검정도>

 

배가 고파 허기를 면하기 위해 근처 맛집을 찾았는데 정말 아무것도 안 보였다. 상명대가 바로 앞이라 나름 대학가인데 왜 없는 것일까 생각하던 찰나에 바로 앞에 은은하게 빛나는 네온사인을 발견했다. 사실 기대를 1도 안 하고 리서치도 안 하고 들어갔다.

송스키친이라 적혀 있었는데 세프가 '송'씨인가 싶었네... 피자와 파스타가 메인인 듯해서, 버섯&스모크치즈피자와 크림 기반의 보름달피자를 주문했다. 

기본적으로 피자, 파스타를 많이 먹어보았다. 해외여행(미국, 호주, 독일, 스페인 등)을 갔을 때도 기본적으로 피자와 파스타는 늘 먹으니까. 근데 여기 피자!!!! 진짜 맛있다~!~!!! 일단 엄청 커서 2인용 테이블에 꽉 찼다.

버섯&스모크치즈피자

버섯의 향이 입안 가득 퍼지면서 양파의 아삭함과 어우러졌고 피자 도우는 촉촉해서 정말 맛있었다. 집에서 1시간 넘게 걸리는 곳이라 자주 오진 못하겠지만 근처에 오면 생각날 같은 맛이다.

두 번째로 파스타는 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보였는데 버섯이 많이 들어가 있어서 좋았고, 크림도 맛있었지만 파스타면이 살짝 딱딱한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는 피자 적극 추천한다!! 여기 송주랑 떡볶이가 유명하다는데 다음에 오면 다시 먹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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