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지극히 나의 개인적인 관점이다.
회사를 다니면서 이직 준비하는 게 다니는 회사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읭?)
엄밀히 말하자면 기존에 다니던 회사가 워낙 업무 로드가 많아서 회사를 다니면서 이직 준비를 할 생각을 못 했다. 그래서 어느 정도의 공백기를 예상했으나 경력 이직을 시도한 게 처음인지라 프로세스가 이렇게 길 줄은 나도 몰랐다. 그래서 공백이 왜 이렇게 기냐고 묻는 회사도 있었다.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이번 이직이 저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의사결정입니다. 기존의 경험을 정리하고 전문성을 쌓는 커리어로 넘어가는 기로에 서있다고 볼 수 있죠. 그래서 제가 어떤 비즈니스 섹터에서 어떤 전문성을 쌓고 싶은지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제 자신과 대화도 하면서 인생에 대한 고민을 했고 그 결과 ㅇㅇㅇ 회사의 성장에 기여하며 전문가로 크고 싶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 정도로 설명할 때 그래도 공백이 이해가 안 된다고 말씀하신 분들은 없었다(표정상으로도 이해하는 듯보임). 하지만, 퇴사 후 구직 준비를 해도 되냐는 질문에 대답하자면, 케바케이다.
요즘 구조조정 바람이 불고 있어 시장에 구직자가 많은 분위기이다 보니 본인이 원하는 잡을 바로 구하지 못할 수도 있다. 준비 없이 구직 시장에 뛰어들었다간 탈락의 고배를 마시며 좌절할 수도 있다. 그래서 아래 내용을 미리 정리해 보면 좋을 듯하다.
- 자신이 원하는 것을 파악한다
처음에 나는 자신감이 좀 과한 상태였던 것 같다. 내가 지원하는 회사에 대해서만 알아보고 직무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지 못한 채 면접에 나갔다. 그러다 보니 질문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것 같다. 현실을 자각하고 나선 전략을 달리 세웠다. 다시 제로베이스에서 생각하기 시작했다.
나는 사실 '취직'을 하고 싶은 게 아니었다. '일'은 내 인생과 생활에서 너무나도 중요한 키워드였다. 그래서 중시하는 키워드를 적기 시작했다.
- 자율성을 갖고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나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구조인가?
- 능력있는 사람들과 일할 수 있는가?
- 몰입해서 일할 수 있는 정도로 해당 산업 혹은 프로덕트에 관심이 있는가?
- 해외 진출 가능성이 있는가?
그렇게 정리하다 보니, B2C 프로덕트 중에서 이커머스, 채용서비스, AI기반 서비스, 콘텐츠, 광고서비스로 좁혀졌다. 각 분야별 메이저 회사를 정리하며 리서치를 하다 보니 유독 관심이 가는 서비스가 있었고 그런 회사는 별도로 링크드인을 통해 회사 관계자를 컨택하여 미팅을 하기도 했다.
이런저런 자료를 찾고, 면접을 보고, 미팅을 하며 느낀 점은, 회사 스테이지별로 직무별로 찾는 유형의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생각보다 '핏'이 중요할 수 있다. 상대는 수도 없이 많은 지원자를 만나며 어떤 사람이 자기네 회사에 맞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쌓인 상태일 것이다. 반면 우리는 정확한 정보가 없다. 그래서 '특정 회사'를 들어가고 싶다고 소망하는 것보다는 위에 기술한 것처럼 원하는 바에 대한 바운더리를 설정해 놓고 그에 맞는 회사들 중 하나에 들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맞는 듯하다.
2. 회사의 JD를 읽고, 나의 강점/경험으로 어필될 수 있는 포인트를 파악한다.
자신이 원하는 바를 파악한 이후에는 회사 리스트를 정리하며, 나의 기존 경험/강점으로 어필될 수 있는 포인트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아래 내용을 좀 많이 정리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 구체적으로 가고 싶은 산업 분야가 있는가? 기존에 했던 일과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가?
- 해당 회사의 JD(Job Description)을 읽었을 때 내가 기존에 했던 업무(혹은 나의 장점)으로 어필할 수 있는 포인트가 70% 이상인가?
- 향후 어떤 커리어 패스를 통해 어떤 전문가로 성장하고 싶은가?
회사는 채용을 할 때 회사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을 뽑으려고 할 것이다. 그래서 내가 바로 그 사람이다라고 어필할 수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설득력 있는 데이터를 통해 간접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
확률적으로 보자면 퇴사 이후 구직 활동을 하는 것이 리스키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본인이 현재 쉼과 미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고, 기존에 했던 업무 성과를 잘 정리해서 강점을 어필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일이 뚜렷해서 목표를 향해 적극적으로 발전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조건이 너무 많아 보이긴 하네, 하하하), 좀 쉰다 한들 일을 구하지 못할 리는 없다.
모든 구직자들에게, 행운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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